현재 위치
  1. 게시판
  2. DO PINK

DO PINK

 

상품 게시판 상세
TITLE 핑크하지 않았어요 추천하기
  • 평점 0점  


 여자사람어린이 
전쟁영화를 볼 때마다, 어릴 적 나는, 승리로 이끌었던 장군의 모습 뒤로 죽어있는 수많은 엑스트라에 마음이 갔었다. 그들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었던 사람들인데… 그들의 죽음을 전달받는 가족들의 슬퍼하는 소리들이, 표정들이 눈과 귀에 맴돌았다.

같을 수 없는 한 개인들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던 나라는 아이에게, 여자아이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게 핑크를 강요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분홍색을 특별히 강요하지 않았던 집안 분위기 덕분에, 내 주변의 모든 여자-어린이-친구들이 하나같이 핑크 한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과는 다르게, 나는 비교적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핑크색은 ‘싫어하는 색’이라는 폴더에 넣어 두고 열지 않았다. 

 

 핑크라는 색 
핑크색에 대한 감정의 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남성복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내가 디자인하고 만들어야 하는 시즌 별 작업들을 하고 있던 어느 계절이었다. 까다롭고 디테일을 챙기는 브랜드 A사의 미팅에서 여름 시즌 남성복 상의에 사용될 옅은 피치 컬러가 들어간 핑크색을 만들어 주기를 원했고, 생산 과정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 10번의 샘플 작업을 하게 되었다.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었던 바로 그 핑크색을 받고 기뻐하는 나의 손님의 모습을 보면서, 백화점에 걸려 있는 그 상품을 만지고 착장을 하는 남성 고객을 만나면서, ‘핑크’에 대한 감정적인 거부감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나 스스로가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싫어하기로 마음먹었던 핑크를 좋아하게 되면, 그 색을 멀리하기로 결정했던 어린 나와의 약속을 깨트리는 것만 같은 미안함이 있었다.)

 

 핑크로사라는 브랜드 
정말이지 수없이 많은 브랜드를 만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갖가지 표정을 하고 다가오는 그들에게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로. 화장품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많은 브랜드와 제품들 중에서 내 피부와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 피부에 직접 바르고, 표현하는 제품이기에 꼼꼼히 챙기고 따져보면서 제품을 선택하려고 한다.

많은 화장품들 중에서 내가 ‘핑크’에 대해서 막연히 느끼고 있었던 감정을 담아낸 브랜드를 만나게 되었다. 핑크라는 색상, 단지 컬러의 개념이 아니다. 핑크를 넘어 핑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제품보다 그 안의 이야기가 먼저 다가왔기에, 개인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제품을 바라보게 된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브랜드 스토리가 퇴색하지 않을 제품들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사용하고 있는 제품 : 핑크로사 소프트 필링 크림
민감성 피부이지만 페이스 필링을 포기할 수 없어서 늘 저자극 제품을 찾고 있다가 발견했다. 향과 함께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스크롤-업!
스크롤-다운!